d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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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에게 AI를 열었다

2026년 8월 28일

이 사이트에서 몇 달째 혼자 코딩을 배웠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걸 왜 나만 하고 있지.

내가 결재 하나 요약하는 도구를 만들며 신기해하는 동안, 같은 일을 매일 수백 번 하는 건 우리 직원들이었다. 도구가 필요한 사람은 내가 아니라 그들이었다.

토요일마다

여름방학 동안 토요일마다 직원 여덟에서 열 명씩 AI 교육을 받게 했다. 단순히 챗봇 쓰는 법이 아니라, Claude로 실제 업무를 코딩해보는 데까지 갔다.

쉬는 날 나오라는 게 미안하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 미안함보다 놀라움이 컸다.

신세계와 자조

반응은 정확히 둘로 갈렸다.

한쪽은 **“신세계가 열렸다”**고 했다. 평생 손으로 하던 일을 몇 줄로 끝내는 걸 보고 눈이 커지는 얼굴들. 그 표정을 잊기 어렵다.

다른 한쪽은 **“도저히 따라가기 힘들다”**고 했다. 자조 섞인 목소리였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이 반응은 나이가 많고 경력이 오래된 직원일수록 많았다.

이걸 못 본 척하고 싶지 않다. AI가 모두에게 공평하게 열린 문이라는 건 거짓말이다. 누군가에겐 신세계지만, 누군가에겐 또 하나의 벽이다. 오래 일한 사람이 갑자기 초보가 되는 경험은, 생각보다 훨씬 아프다.

그래도 번졌다

그럼에도, 번지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각자 자기 자리에서 자동화할 지점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이 업무는 AI로 되지 않을까요” 하는 이야기가 오간다. 그 광경이 나는 경이로웠다. 위에서 내려보낸 지시가 아니라, 각자의 필요에서 올라오는 변화였기 때문이다.

지금은 직원 대상 AI 경진대회 접수를 마치고 심사 중이다. 9월 말에 시상한다. 어떤 결과물이 나왔는지는 그때 다시 쓰려고 한다.

사는 것과 만드는 것

정부도 공직사회가 AI 도구를 직접 만들어 쓰도록 독려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 흐름을 보며 내가 하는 일이 틀리지 않았다는 용기를 얻었다.

도구는 사올 수 있다. 하지만 사온 도구는 우리 일에 딱 맞지 않는다. 결재의 결이, 예산의 흐름이, 조직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걸 아는 사람이 직접 만들 때, 도구는 비로소 맞는다.

남는 생각

목표는 모든 직원을 개발자로 만드는 게 아니다. 그건 불가능하고, 그럴 필요도 없다.

다만 “이건 AI로 될 것 같은데”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늘면, 조직은 달라진다. 결정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지만, 그 결정을 돕는 도구를 우리 손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

따라오기 벅차다던 직원에게도, 언젠가 자기만의 신세계가 열리기를 바란다. 그 속도를 맞춰주는 것까지가 내 일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