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kim
← log

경쟁률, 한눈에

2026년 9월 8일

드디어 수시 원서접수 기간이 다가왔다. 대학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1년 중 가장 긴장되는 한 주다. 한 해의 홍보 성과를 확인하는 동시에, 내년 학교를 채울 학생들의 선택이 실시간으로 드러나는 시간이기도 하다.

손으로 만든 비교표

이 기간엔 입학처가 하루 한두 번 인근 대학들과의 경쟁률 비교표를 만들어 보고한다. 학교 홈페이지를 하나씩 열어 숫자를 옮겨 적고, 캡처하고, 공유하는 방식. 매년 반복되는 이 수작업이 시대에 뒤처져 있다는 생각이 들어 Claude에게 물어봤다.

돌아온 답은 no였다. 이건 어렵겠다고 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됐다

혹시 몰라서, 여름 내내 직원 AI 교육을 맡아준 친구 심슨에게도 물어봤다. “가능할 것 같은데?” 하더니 얼마 안 가 자동화된 엑셀을 만들어 보내왔다.

신기해하던 것도 잠시, 같은 채팅방에 있던 요한쌤이 exe 파일로 훨씬 더 보기 좋게 시각화한 버전을 들고 나타났다. 교육받은 지 얼마 안 된 직원이 어느새 나보다 더 나은 답을 내놓고 있었다.

AI가 삶을 바꾼다는 말을 여러 번 체감했지만, 이번엔 유독 선명했다. 나는 안 된다고 생각한 걸, 두 사람이 각자의 방식으로 만들어냈다.

링크 하나로

그 결과물을 웹으로 다시 옮겨, 학교 계정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링크 하나로 실시간 경쟁률과 우리 학교의 상대적 위치를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입학처가 더 이상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 옮길 필요가 없어졌다.

남는 걱정 하나

다만 이렇게 자동으로 각 대학 홈페이지의 데이터를 가져오는 게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건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어차피 누구나 볼 수 있는 실시간 공개 정보라 크게 문제되진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확실해지기 전까지는 외부에 완전히 공개하지 않고 내부 구성원끼리만 쓰는 정도로 조심스럽게 두기로 했다.

그래도, 즐거운 한 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