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kim
← works

개발환경 구축

2026년 7월 14일 · 실험

WSL2, Ghostty, Claude Code — 이것저것 깔아보고 결국 뭐가 남았나

시작

바이브코딩을 해보겠다고 마음먹고 나서, 정작 처음 한 일은 코딩이 아니었다. 환경을 만드는 일이었다.

Claude Code를 깔고, 터미널을 고르고, 리눅스를 얹고, 그 위에 또 뭘 얹고. 코드 한 줄 쓰기 전에 며칠이 지나갔다.

BIOS를 열었을 때

WSL2를 깔려면 가상화 기능을 켜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BIOS에서 켜야 한단다.

부팅할 때 Del 키를 연타해서 들어간 파란 화면. 평생 볼 일 없다고 생각했던 곳이다. 거기서 Intel VT-x인지 뭔지를 찾아 Enabled로 바꿨다.

솔직히 해커가 된 기분이었다. 별것 아닌 설정 하나 바꾼 건데, 컴퓨터의 가장 깊은 곳을 건드리고 있다는 감각이 있었다.

그런데 WSL은 안 쓴다

문제는, 그게 필요 없었다는 것이다.

Claude Code가 리눅스 환경이 있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말했고, 나는 그런가 보다 하고 깔았다. BIOS까지 열어가면서. 결국 지금은 PowerShell에서 Claude Code를 그냥 쓴다. WSL은 켜지도 않는다.

AI에게 물어보면 답을 준다. 그 답은 대체로 맞다. 하지만 “당신에게 필요한가”는 별개의 질문이다. AI는 일반적으로 좋은 것을 말해주지, 내 상황에서 꼭 필요한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

깜빡 속았다기보다는, 내가 안 물어본 거다. “이게 나한테 왜 필요한데?”

Ghostty를 찾아 헤맨 시간

터미널을 예쁜 걸로 바꾸고 싶었다. Ghostty가 좋다길래 윈도우 버전을 찾았다. 한참 찾았다. 없었다.

맥 전용이었다.

이런 게 계속 있었다. 남들에겐 상식인데 나에겐 아닌 것들. 어디에도 안 적혀 있는데 다들 아는 것들. 생태계를 배운다는 건 결국 이런 걸 하나씩 부딪히는 일이다.

남은 것

며칠간 이것저것 깔아보고 결국 손에 남은 건 단순하다.

WSL은 안 쓴다. Ghostty는 못 쓴다. BIOS를 연 건 결국 헛수고였지만, 후회하진 않는다. 그 덕에 **“AI가 추천했다고 다 하면 안 된다”**는 걸 배웠으니까.

그리고 어젯밤

PC를 한 대 더 쓰게 되어 처음부터 다시 깔았다. gitnode도 없는 깨끗한 윈도우.

이번엔 세 줄로 끝났다.

winget install --id Git.Git -e
winget install --id GitHub.cli -e
winget install --id OpenJS.NodeJS.LTS -e

(설치하고 나면 PowerShell을 반드시 새로 열어야 한다. 안 그러면 “설치했는데 없다고 나온다”며 30분을 날린다.)

그리고 git clone 한 번. 어제 만든 사이트가 다른 컴퓨터에서 그대로 살아났다.

처음엔 며칠 걸린 일이 이번엔 10분이었다. 헤맨 시간이 사라진 게 아니라, 그때 배운 게 여기 쌓여 있었던 거다.